외국인과의 첫 10분,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이름, 사는 곳, 그리고 "영어는 아직 연습 중이에요" 한마디. 이 순서로 15초면 충분합니다. 그다음에는 질문을 하나 하고, 상대가 무슨 대답을 하든 그 대답에 대해 한 번 더 물어보세요. 아래 표현 12개가 첫 대화를 채웁니다. 대화가 4분 만에 끝나지 않게 하는 건 '한 번 더 묻기' 하나입니다.
첫 15초는 외워 가도 괜찮아요
처음 몇 마디를 미리 준비해 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상대도 똑같은 걸 하고 있어요. 첫 1분에 독창성을 평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도입부를 고정해 두면, 정보가 하나도 없는 그 구간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고, 남은 집중력을 전부 그다음에 쓸 수 있습니다.
순서는 세 가지입니다. 이름, 있는 곳, 그리고 영어가 아직 서툴다는 말. 세 번째를 빼먹는 분이 많은데, 사실 가장 쓸모 있는 한마디입니다. 상대의 기대치를 그 자리에서 조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초보라고 들은 사람은 말을 천천히 하고, 쉬운 단어를 고르고, 완성된 문장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Hi, I'm Jiwon. Nice to meet you.
안녕하세요, 지원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영어에는 존댓말이 따로 없어요. 이름만 말하면 됩니다. 'Nice to meet you' 하나로 충분합니다.
Hey Jiwon! I'm Marcus. Good to meet you too.
안녕 지원! 난 마커스야. 나도 반가워.
I'm in Seoul. And my English is still a work in progress, so please be patient with me.
저는 서울에 있어요. 영어는 아직 연습 중이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막히고 나서 말하지 말고, 막히기 전에 먼저 말하세요. 'a work in progress'는 자연스럽고 귀여운 표현입니다.
No worries at all, take your time.
전혀 문제없어요, 천천히 해요.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습니다
이건 한국인 학습자에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차이인데, 의외로 아무도 먼저 말해 주지 않습니다.
영어는 동사에 높임을 담지 않습니다. 상대가 스무 살이든 예순 살이든 문장 구조가 같습니다. 그래서 나이를 몰라도 말을 시작할 수 있고, 사실 나이를 물어볼 이유도 없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How old are you?"라고 묻는 건 영어권에서는 어색하거나 무례하게 들립니다. 한국어에서 나이가 필요한 이유는 문법 때문인데, 영어에는 그 문법이 없으니 질문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공손함은 어미가 아니라 다른 곳에 들어갑니다. 직접적인 명령문 대신 "Could you…?", "Would you mind…?" 같은 형태를 쓰고, 고맙다는 말을 한국어보다 훨씬 자주 합니다. 반말과 존댓말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건, 생각보다 큰 해방입니다.
말문을 여는 표현 12개
난이도 순이 아니라, 실제 대화가 흘러가는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네 번째 칸을 두 번 읽어 보세요. 문장을 아는 건 절반이고, 무엇이 돌아오는지를 아는 것이 나머지 절반입니다.
| 이렇게 말하세요 | 뜻 | 돌아오는 대답 | 이어서 물어보세요 |
|---|---|---|---|
| Hi, I'm …. | 안녕하세요, 저는 …예요. | Hey! I'm …. | Nice to meet you. |
| Where are you calling from? | 어디에서 접속하셨어요?"Where are you from?"보다 자연스럽고, 출신을 캐묻는 느낌이 없습니다. | 도시 이름 하나. | What's it like there? |
| What time is it there? | 거기 지금 몇 시예요? | 시간, 그리고 보통 시차에 대한 놀람. | Is that early for you? |
| My English is still a work in progress. | 영어는 아직 연습 중이에요. | No worries, take your time. | Thanks — could you speak a bit slowly? |
| Could you say that again? | 다시 한 번 말해 주시겠어요?영어에서 가장 유용한 문장입니다. 부끄러운 표현이 아닙니다. | 같은 문장을, 더 천천히. | Ah, got it. |
| What do you do? | 무슨 일 하세요?직업을 묻는 표준 표현입니다. 영어권에서도 자연스러워요. | 직업, 보통 한 문장. | How did you get into that? |
| How long have you been learning Korean? | 한국어 배운 지 얼마나 되셨어요? | 기간, 그리고 계기. | What made you start? |
| What's the hardest part for you? | 제일 어려운 게 뭐예요?상대를 말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질문입니다. | 구체적인 고민. 대화가 여기서 깊어집니다. | Oh, same — for me it's …. |
| What do you usually do on weekends? | 주말에 보통 뭐 하세요? | 취미나 활동 하나. | How often do you get to do that? |
| Have you been to Korea? | 한국에 와 보신 적 있어요? | Yes, once. / Not yet, but I want to. | What surprised you? / What would you want to see? |
| Sorry, what does … mean? | 죄송한데 …가 무슨 뜻이에요?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넘어가지 말고 물어보세요. | 쉬운 말로 바꾼 설명. | Ah, so it's like …. |
| Same here. | 저도요. | 대개 웃음, 그리고 하던 이야기가 더 나옵니다. | 없어도 됩니다. 이게 후속 반응 그 자체예요. |
대화를 살리는 습관 하나
첫 대화가 죽는 방식은 늘 같습니다. 준비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고, 그 대답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준비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네 번쯤 반복되면 두 사람 다 느낍니다. 이건 면접이고, 아무도 즐겁지 않습니다.
해결책은 한 문장입니다. 새 질문을 하기 전에, 방금 들은 대답에 대해 한 번 더 물어보세요. 좋은 후속 질문일 필요도 없습니다. "What's it like there?"는 모든 장소에, "Why's that?"은 모든 선택에, "How often?"은 모든 활동에, "Same here"는 나도 해 본 모든 일에 붙습니다. 네 개면 상대가 할 수 있는 말의 대부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I live in Portland.
- 도시 이름은 들었는데, 아는 게 전혀 없을 때
- What's it like there?거기 어때요? 어떤 대답이 오든 이어서 물어볼 거리가 세 개는 생깁니다.
- 들었고, 아는 곳일 때
- Oh, I've always wanted to go there.아, 저 거기 꼭 가 보고 싶었어요. 이제 두 사람은 연습하는 사이가 아니라 공통 화제가 있는 사이가 됩니다.
- 도시 이름을 못 들었을 때
- Sorry, could you say that again?되묻는 건 실패가 아닙니다. 다음 2분을 추측으로 보내지 않게 해 주는 문장입니다.
- 내가 후속 질문을 하기 전에 상대가 먼저 물어볼 때
- I'm in Seoul. It's huge — I still get lost sometimes.대답하고, 대답이 아닌 말을 한마디 더 붙이세요. 정보 교환이 대화로 바뀌는 지점입니다.
첫 10분이 막히는 지점
막히는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정해져 있다는 건 준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0:00~0:20
인사. 사실 아무도 안 듣고 있어요
둘 다 자기 카메라와 마이크를 확인하는 중입니다. 인사하고 이름만 말하세요. 중요한 말은 여기 두지 마세요. 안 들립니다.
0:20~1:00
이름은 천천히, 상대 이름은 한 번 따라 말하기
내 이름은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속도로. 상대 이름은 듣고 나서 한 번 소리 내어 반복하세요. 반복한 이름은 9분 뒤에도 기억납니다.
1:00~2:00
어디에 있는지, 지금 몇 시인지
통화에서 가장 쉬운 2분입니다. 장소와 시간은 구체적이고, 의견이 필요 없고, 시차는 양쪽 모두에게 실제로 흥미롭습니다.
2:00~3:00
준비한 질문이 떨어지는 지점
첫 대화가 조용히 끝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대본은 다 썼고, 아직 아무도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았고, 침묵이 실력 부족의 증거처럼 느껴집니다. 아닙니다. 그냥 3분째이고, 모두에게 일어납니다.
3:00~7:00
주제 하나를 골라서 깊게
통화 전에 주제를 하나 정해 두고, 넓게 말고 깊게 파세요. 상대가 한국어를 왜 배우는지가 가장 강력합니다. 대답이 대개 그 사람 삶의 실제 이야기라서, 파고들 디테일이 있습니다.
7:00~10:00
끝을 의도적으로 맺기
좋았던 점 하나와 다음에 물어보고 싶은 것 하나를 말하고 끝내세요. 다음 주제가 이름 붙은 채로 끝난 대화에는 두 번째 대화가 생깁니다. 첫 10분의 목적은 사실 그것뿐입니다.
문장 말고 준비할 것 두 가지
하나는 주제입니다. 추상적인 관심사 말고, 내 모국어로 5분은 말할 수 있고 말하고 싶은 구체적인 것 하나. 3분째가 어떻게 되는지는 이게 있느냐로 결정됩니다.
다른 하나는 못 알아들었다고 말하는 방법입니다. 10분에 대여섯 번은 일어납니다. 좋은 첫 통화와 나쁜 첫 통화의 차이는, 그 순간이 네 단어로 끝나느냐 30초의 당황으로 이어지느냐인 경우가 많습니다. "Sorry, could you say that again?" 그리고 그냥 계속하세요.
TwinTalk에서 한다면
두 가지가 다르고, 둘 다 첫 2분을 바꿉니다. 첫째로 처음부터 양쪽 모두 카메라를 켭니다. 누구와 이야기하는지가 첫 순간에 해결되고, 그래서 안전에 대한 설명이 신고 양식이 아니라 카메라에서 시작합니다. 둘째로 막히면 한국어로 말해도 됩니다. 실시간 자막이 양방향으로 흐르니까, 영어로 못 만든 문장이 대화의 끝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위 표현들은 써 보세요. 대안이 없어서 쓰는 게 아니라, 1분째에 영어로 한마디 하는 것만이 1분째를 쉽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